[퍼즐] 미래형 주택 전시회가 시골 농촌서 열린 까닭
[퍼즐] 조성은의 도서 공간 이야기(1)
‘어디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요즘 최대 관심사이자 고민이다. 20대는 집보다 일의 시작이 중요한 나이이고 30대부터가 자취가 아닌 독립의 관점에서 나의 공간을 생각하는 때인 것 같다. 40대로 접어들면서 이 생각은 좀 더 진지해진다. 어차피 가질 수 없는 집이라면 부동산이라는 재산적 가치보다 삶의 질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COVID-19는 좋은 생활공간에 대한 생각을 피어나게 하고 일상에 스미도록 가속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은 휴식과 생활의 공간에서 일과 취미까지 해낼 수 있는 그야말로 다목적 공간으로 트랜스포밍 된다. 방점은 적당히 편리한 인프라가 있는 밀도감에 자연과 조금은 가까울 수 있는 위치에 지속가능한 쾌적한 생활을 위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유하지 않더라도 좀 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역을 찾는 과정과 집을 꾸미는 능력 등 평소에 관심으로 축적된 공간에 대한 안목의 힘은 필수다. 궁금증 해소를 위해 일단 우린 서점으로 향한다.
충북 진천에서 개최된 ‘하우스 비전’
서점은 정보를 알고 싶거나 미지의 세상을 알고 싶을 때 책을 찾으러 가는 공간이다. 또한 세상을 비추는 거울로 대형서점의 신간 평대를 한 바퀴 둘러보면 요즘의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집’이라는 테마와 연결해 카테고리들을 살펴보면 취미실용의 분야였던 가구,퍼즐미래형주택전시회가시골농촌서열린까닭단기 국채 조명, 공간배치, 리모델링, 집짓기, 살림 정리법 등 인테리어 관련 도서들은 한층 다양해졌고 건축가, 인문, 여행 코너까지 파이가 넓어졌다. 천천히 둘러보다가 신간들이 놓인 평대 위에서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보인다. 『하우스비전4 : 2022코리아 전람회』. 얼마 전 충북 진천에서 개최된 ‘하우스비전’에 참여한 한국의 크리에이터 10인이 만든 6개의 집과 4개의 제안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책이다. 아, 반갑다.
내가 하우스비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사회문제의 해결의 장으로 집으로 바라보고 이러한 바탕 위에 건축적 상상력과 기술이 결합해 지어진 집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라는 점과 이 행사의 디렉터 하라 켄야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의 아트디렉터이기도 한데,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철학이 담긴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그의 내공은 한국에도 번역된 책들 『디자인의 디자인』, 『백白』, 『내일의 디자인』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행사는 2013년, 2016년은 도쿄를 시작으로 2018년은 베이징에서 코로나 시기를 지나 2022년에 한국 진천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테마는 ‘농(農)’. 말로만 들었을 때는 도시에 사는 우리에겐 갸웃할 수 있는 먼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차를 타고 행사장인 진천으로 가는 여정 속에서 5월의 푸르른 논밭을 보면서 잊고 놓치고 있었음을 그리고 멀지 않은 통찰력 있는 테마임을 깨닫게 된다.
![[사진 조성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8/17/590e391a-4b58-49d5-9cce-671fa154c69a.jpg)
[사진 조성은]
하우스비전 책을 보면서, 하우스비전 도쿄에서의 책 공간들을 다니면서 라이프스타일 북큐레이션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북큐레이터에게는 호기심과 넓은 관심사, 다양한 분야의 간접체험은 책장의 입체적 구성에 도움이 많이 되기에 전시를 많이 보는 편이다. ‘집’을 통해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해석하고 보여주는가가 궁금하기도 하고 전시장 내 서점이 있다는 말에 궁금해 한걸음에 달려갔다.
하우스비전 전시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간 곳은 공간 내 츠타야가 운영하는 건축을 주제로 한 북큐레이션한 팝업서점. 행사 입구 쪽에 구마겐코가 만든 삼나무 구조에 시원한 바다 뷰를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책장 안에는 ‘집’과 ‘생활’에 대한 카테고리가 시대별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이 구성의 힘은 무엇일까 생각하다 내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글이다.
![[사진 조성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8/17/62790add-ee60-4809-95cf-9e7916500e3e.jpg)
[사진 조성은]
“HOUSE VISION이 생활의 미래를 제시하는 반면, 츠타야 서점은 사람들이 어떤 삶의 역사를 걸어왔는지 거기에서 이어지는 미래 삶의 가능성을 책장으로 표현합니다. 물론 이곳의 모든 책은 구매 가능합니다.”
북큐레이션을 함에 있어 시점이 중요하다. 과거의 검증된 책들로만 구성하면 무겁고 지금 현재 시점으로만 맞추면 너무 가벼워진다. 앞으로의 미래라는 시점으로 맞추고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진 맥락을 짚어주고 미래를 제안하는 깊이를 가진 큐레이션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지적 즐거움을 준다. 팝업 서점에서 이 문구를 봤을 때 북큐레이션의 이해와 세심함에 감동이 밀려왔다.
집 속으로 들어간 서점
어떻게 이렇게 멋지고 쾌적하고 살고 싶은 집을 생각하고 구현할 수 있는 거지? 전시 내내 눈과 손으로 집을 경험하고 감탄하며 생겨난 궁금증은 돌아가는 길에 위치한 서점으로 다시 향한다. 도쿄에는 릭실(LIXIL)이나 토토(TOTO) 같은 주택설비자재업체들 사옥에 자체 운영하고 있는 전문성 있는 건축 서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부러운 지점이다. 공간들 속에 서점 또는 라이브러리가 자리한다는 것은 미완의 퍼즐 속 마지막 한 조각을 맞추는 작업이라고 생각을 한다. 전시나 공간에 담긴 콘텐트들을 소개하는 카탈로그처럼 상호 보완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수준 높은 정보를 접한, 아니 즐긴 사람들의 ‘집’에 대한 감수성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큐레이션은 테마 위에 덩그러니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러한 책 공간들 속에서 배운다. 좋은 라이프스타일 북큐레이션은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을. 먹고 사는 문제를 너머 생활 철학과 기술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의 시간 속에 축적됐을 때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북큐레이터 puzzlet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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